철원 성은교회와 정용은 목사님께...

작성자
semc
작성일
2015-01-02 13:36
조회
906
저는한국에서돌아와
오랫동안 비, 바람, 뜨거운 아프리카의 태양 그리고 먼지속에서 예배를 드리던 나무밑 교회 성전 건축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 지역에 머물며 흩어진 교회를 섬길 수 있는 작은 집도 건축 중에 있습니다.

교회와 집을 지으며...
마사이 추장격인 이장님댁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먼지와갖가지의벌레들이가득한방안을
마사이여자집사님께서물한통을길어와깨끗이청소를해주었습니다.

아프리카가 다 그렇듯이 성도들의 삶은 가난합니다.
물질로 선교하냐고 질문할 수도 있지만,
어떤 선교사님은 자신을 팔아서라도 이들을 살리고 싶다고 하신 말씀이 늘 제 머리속에 뺑뺑 돕니다.
그래서 저는 가진 물질을 나누면서 복음을 전하자 다짐합니다.
가끔은... 나 하나 자존심 죽여 구걸하여 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싶습니다.
밑빠진 독에 물을 부으면 좀 어떻습니까?
복음(선교)는... 손해나는 일도 아니고, 계산하는 할 수도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비가 올때는 금방 푸른 초원이 일시적으로 되었다가도
비가 오지 않는 요즘엔 다시 사막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추운 겨울이 시작되었고
풀을 뜯지 못하는 소와 염소는 젖을 내지 못하며
우유에 차잎을 넣어 끊여 마시는 것이 거의 주식인 이들의 삶은 더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척박한광야에가난한노래의씨를뿌리는것처럼,
물이없어척박한광야가된다면
기도의눈물을뿌려이땅에복음의씨앗을심겠습니다.
그리고그리스도의푸른계절을기다리겠습니다.

문명인들은 집안에 화장실을 짓고 살지만,
마사이들은 화장실안에 소똥으로 장막을 짓고 살아가고 있답니다.
그래서 우리 마사이들은 온 땅을 모두 화장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한국에 다녀오기전까지만해도...
큰 일을 보면 덮을 것들이 지천이였는데,
요즘에는 모든 것이 다 말라서...
큰 일을 보면 덮을 것이 없어 난감할때가 많아졌습니다.

며칠전에는...
사람들을 피해... 큰 개미집 뒤에 숨어서 큰 일을 다 마치고 일어났는데,
아이 하나가 저를 보고 "씨카모, 음충가지" (목사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였답니다.
얼마나... 창피하고 어이가 없던지....ㅠㅠ
그런데, 그 아이가 저는 참 고마웠었습니다.
만약에... 끙~ 끙~ 거릴때, 아이가 인사를 했다면
저는 더 황당했었을 것입니다.
마치지도...
그렇다고 중간에 끊기도 그렇구... ㅠㅠ

나를 보고 인사를 하기 위해 아이는 반가운 마음에 내게 다가온 것이였는데,
저는 그때 아주 크~은 일을 보고 있었고,
아이는 저를 기다려 주었던 것이였습니다.

중간에 인사하지 않고,
제가 일을 마칠때까지 기다려 준 아이가 참 고마웠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이것이 배려라고 말입니다.
자신의 상황에서가 아니라... 남의 상황에서 이해하고 기다려줄줄 아는 것, 그것이 배려라고 말입니다.

탄자니아에서 배경식 선교사